신소재공학부 이지훈 교수팀은 미국 컬럼비아대 진광 첸(Jingguang G. Chen) 교수팀과 공동연구로 고분자 접착제의 작용기(Functional Group)를 통해 조절되는 전기화학적 이산화탄소 환원 반응 메커니즘을 규명하고, 탄소 저감 공정의 새로운 접근법을 제시했다.
물로부터 수소를 공급받아 이산화탄소를 부가가치가 높은 화학물질로 업사이클링할 수 있는 전기화학적 이산화탄소 환원 반응은 다양한 기술·경제성 평가를 통해 실제 탄소중립을 달성할 수 있는 기술로 평가받고 있다. 이산화탄소를 환원할 수 있는 촉매는 매우 제한적이고 대부분 비싼 귀금속 원소를 이용해 제조단가가 비싸다. 가격 경쟁력이 우수한 촉매인 산화구리(CuOx)는 전기화학적 이산화탄소 환원 반응으로 부가가치가 높은 탄화수소·일산화탄소·개미산·알코올 등을 생산할 수 있지만, 한 가지 생성물을 선택적으로 생산하기 힘들다는 한계가 있었다.
이와 같은 문제를 해결하고자 이 교수팀은 촉매 물질을 탄소 전극 위에 고르게 도포하고 단단하게 접착시키기 위해 필요한 물질인 ‘고분자 접착제’의 기능성에 주목했다. 기존에 널리 활용하고 있는 나피온 접착제는 친수성 작용기와 소수성 작용기 모두 가지고 있어 이산화탄소와 반응할 수 있는 수소의 양을 효율적으로 조절할 수 없었다. 이 교수팀은 친수성인 폴리아크릴산(PAA) 또는 소수성인 폴리비닐리덴 플로라이드(PVDF)를 고분자 접착제로 활용할 경우, 촉매 전극층에 전달되는 수소의 양을 효과적으로 조절할 수 있어 선택적으로 개미산 또는 탄화수소 생산이 가능한 것을 확인했다. 즉, 물에 대한 친화도가 다른 고분자 접착제들을 각각 이용해 수소의 양을 조절, 선택적으로 생성물을 얻을 수 있다는 근거를 제시한 것이다.
포항가속기연구소에서 수행한 실시간 X선 분석을 통해 이 교수팀은 산화구리 촉매가 모두 구리금속으로 변하는 것을 확인했다. 이 결과는 이산화탄소 변환 반응이 구리금속 표면에서 일어나고, 고분자 접착제에 의해 수소 공급이 조절됨에 따라 반응 경로가 변하는 것을 뒷받침한다.
이지훈 교수는 “촉매 소재에 비해 상대적으로 큰 관심을 받지 못한 고분자 접착제의 중요성을 학계에 보고한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현재는 연료전지를 구성하는 대부분의 촉매 전극층은 나피온을 사용하고 있다. 이번 연구는 기존의 값비싼 나피온 접착제 이외에 가격 경쟁력이 우수한 다기능성 고분자 접착제를 새롭게 조명할 필요가 있음을 시사한다.”라며 “국내·외 탄소 중립 관련 연구에 크게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라고 설명했다.
이번 연구 결과는 미국화학회(American Chemical Society)의 ‘미국화학회 골드지(JACS Au)’에 12월 9일 온라인판에 게재됐다.